본 글을 읽기 전,
- 저는 약학을 전공하고 제약 업계에 잠깐 종사했던 경력이 있어 의약품 개발, 임상시험 및 관련 논문 등에 대한 이해가 비전공자분들보다 아주 약간 높은 정도입니다.
- 오스코텍은 제가 약 -40% 처 물려 있는 기업입니다.ㅠㅜ 이걸 왜 샀는지 기억도 안 나고 누가 추천해서 그냥 뇌절, 부화뇌동 매매해버렸는데요. 처 물려있다 보니 계속 관심이 가긴 합니다. 저도 익절해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 본 블로그 포스팅은 공개된 정보에 근거하여 비전공자분들이 조금 더 이해하기 쉽도록 각색한 수준입니다. 새로운 정보나 insight는 없습니다.

오스코텍 세비도플레닙 (SKI-O-703) 개발 현황 3줄 요약
- 세비도플레닙은 SYK 억제제로 난치성 질환인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물질이다.
- 23년 초 임상2상이 완료되었다. 결과는 긍정적인 부분, 부정적인 부분이 상존한다.
- 향후 대규모 3상 임상을 통해 유효성이 입증되어야 하나, 필자는 쉽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1. 세비도플레닙 (SKI-O-703)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ITP)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이란?

혈소판은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혈액 세포 중 하나입니다. 피부에 상처가 나거나 베였을 때 혈액을 응고시켜 출혈을 멈추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혈액 내에는 1uL 당 15만-40만 개의 혈소판이 존재하는데요, 1 uL 당 혈소판이 10만 개 이하인 경우를 혈소판 감소증으로 정의합니다.
면역 혈소판 감소증은 몸 안의 면역 시스템이 혈소판을 공격 대상으로 인식하여 마구 공격해버리는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면역체계가 혈소판을 마구 공격하니 혈소판의 수가 감소하는 것이죠. 이렇게 혈소판이 부족해진 사람은 피부에 점상출혈 및 자색반을 보이게 됩니다.
"비정상적 출혈로 잦은 코피나 잇몸출혈, 월경과다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질환"
면역 혈소판 감소증이 1년 이상 유지되는 경우 만성 면역 혈소판 감소증으로 정의합니다. 소아의 경우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회복되는 급성 면역 혈소판 감소증이 흔합니다. 반면 성인의 경우 장기적인 경과를 보이는 만성 혈소판 감소증이 더 많습니다. 대한민국 성인 기준 매년 10만 명당 1-12명 정도 발병하는 질환입니다.
2. 세비도플레닙 (SKI-O-703)의 긍정적 임상2상 결과?! 파헤쳐보자.
오스코텍이 주관한 세비도플레닙 임상 2상 시험 요약
✅ 기존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로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들이 포함된 시험이었다.
✅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한 환자에서 혈소판 수 증가가 관찰되었다. 👍
✅ P-value 위약 군 대비 200mg 군의 경우 0.504, 400 mg 군의 경우 0.151로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
✅ 다만 참가자 수가 적어 확신할 단계는 아니며 대규모 3상 시험을 통해 유효성을 입증해야 한다.

실시 국가 | 한국, 미국, 유럽 5개국 |
총 시험 대상자 수 | 61명 |
시험 대상자의 혈소판 수 | 1uL당 3만개 이하 |
일차평가지표 | 혈소판 수치 30,000 uL 이상 및 기저 시점 대비 2배 이상 개선 |
1uL당 혈소판 수가 10만개 이하면 혈소판 감소증으로 정의한다고 했는데요. 오스코텍이 주관한 임상 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의 경우 혈소판 수가 1uL당 3만개 이하로 매우 적네요. 중증이거나 기존 치료제로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가 포함된 시험임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임상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 '일차평가지표 (Primary endpoint)'
예를들어 A라는 참가자가 있습니다. 이 분은 혈소판 감소증 중증도가 심한 편이에요. 혈소판 수가 1uL당 1만개 뿐입니다. 그래서 세비도플레닙 임상시험에 참가했어요. A씨는 세비도플레닙을 고용량으로 12주 동안 하루 두번 복용하였습니다. 12주 뒤에 혈소판 수치를 확인해서, 세비도플레닙의 약빨이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평가해야겠죠? 그 기준점이 되는 것이 '평가지표 (endpoint)'입니다.
그중 일차평가지표란 평가지표 중 가장 중요한 지표란 것이죠. 홈런타자의 중요 평가지표는 '홈런수', '장타율' 이런거 잖아요. 홈런타자가 도루가 좀 적다고 평가절하되진 않습니다. 홈런타자의 '일차평가지표'라고 할 수 있는게 '홈런수', '장타율'이고, 홈런타자에게 다소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삼진율', '도루수' 이런게 2차평가지표 입니다.
즉 A씨가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려면 12주간의 치료 후
- 혈소판 수가 uL당 1만개에 불과했던 A씨가 기저 시점 (시험 시작 당시) 대비 2배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2만개 이상)
- 그리고 2만개라는 절대 수치만으로는 혈소판 감소증 치료에 유의미한 영향을 보인다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uL 당 10만개 이하인 경우를 혈소판 감소증이라고 하는데, uL당 1만개나,,2만개나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죠. 그래서 임상주관사가 내세운 기준인 최소 3만개는 넘어야, '치료효과가 있었다'라고 정의할 수 있다는 건데요.

오스코텍의 전자공시에서 밝혔듯 일부 환자에서 치료효과를 보이긴 했으나,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해도 그리 전망이 밝을 것 같진 않다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3. 세비도플레닙 (SKI-O-703) 은 SYK 저해제
세비도플레닙의 작동 원리는 SYK라는 녀석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SYK는 Spleen tYrosine Kinase의 약자로 면역 세포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놈입니다. 근데 왜 면역 세포가 잘 작동하도록 하는 놈을 못살게 구는 게 치료제일까요?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혈소판 감소증은 면역 시스템이 자기의 혈소판을 마구마구 공격해서 발생하는 질환이에요. 즉, 면역 세포들에게 신호를 전달하는 녀석인 SYK가 너무 과활성화 되었거나? 신호 전달을 무분별하게 해서 면역세포가 미쳐날뛰는 것이 아닐까?하는 아이디어에 근거하여 개발된 약이 SYK 억제제입니다.

SYK는 면역 세포의 신호전달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적당히 잘 작동하는 게 중요한데요, SYK에 의해 면역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혈소판 감소증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세비도플레닙 이전에 SYK를 억제하는 원리로 개발된 약은 포스타마티닙 (fostamatinib) 등이 있습니다. 포스타마티닙은 2023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최근 기사 (PHARMEDAILY 12.4일자)에 따르면 ITP 임상 개발 선두에 있는 네덜란드의 기업 아겐스 (Argenx)가 마지막 임상시험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신약 개발이 어려운 분야인가 봐요.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일까요? 오스코텍에겐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런데 기사 말미에 보니 오스코텍은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 (Orphan Drug Designation)'을 받아 세제혜택을 노릴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대규모 임상 3상을 진행할 돈이 없기 때문에, 현재까지 구축한 기술을 다른 회사에 이전한 후 향후 매출에 따른 마일스톤을 받아먹는 전략도 생각 중이라고 합니다.

혼란의 오스코텍 종토방, 이곳에도 봄은 올까?

주주들의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오스코텍 종토방입니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인해 성장주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오 관련 주들이 순풍을 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오스코텍을 움직일 바람의 세기는 아직 아닌가 봅니다.
금리 인하도 바이오 회사에 호재이긴 합니다만, 결국 펀더멘탈이 개선되어야 할 텐데요. 오스코텍의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좋은 소식을 2024년에는 들을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출처] 글 그림 자체 제작 사진출처 약학정보원 | 작성자 약아는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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