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양제 광고를 보면 다음 세 놈들은 제품에 포함되면 큰일나는 것 처럼 말하는데요.
스테아르산마그네슘, 이산화규소, 히드록시프로필메틸셀룰로오스
약아는 녀석들이 스테아르산마그네슘에 대한 오해를 좀 풀어보겠습니다.

1. 스테아르산마그네슘, 발암물질이다?
- 미국 FDA는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이 "일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인정되는 물질"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 연구에 따르면 스테아르산 마그네슘은 사람의 경우 체중 1kg 당 2500mg까지 먹어도 안전하다고 합니다. In vitro release kinetics of graft matrices from Lannea coromandelica (Houtt) gum for treatment of colonic diseases by 5-ASA
- 동물 실험에서는 어떨까요? LD50이라는 게 있습니다. 동물실험 대상 100마리 중 50마리를 죽이려면 특정 물질을 얼마나 먹으면 되나? 뭐 이런건데요. 랫트 (쥐 보다 좀 큰 설치류)에서 LD50는 1000 mg/kg이라고 합니다. (출처 Magnesium stearate Wikipedia)
즉, 동물 데이터에 근거해서 보수적으로 잡아봐도, 60kg 성인이 자기 체중만큼의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을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건데요. 보통 쌀 1포대가 20 혹은 40kg이에요.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 포함된 첨가제로 인해 단기간에 쌀 한포대 정도의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을 복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A는 발암물질이야!! A가 들어간 거 절대 먹지말자!!
B는 신이 내린 축복의 물질이다! B만 먹으면 불로장생한다!!
이분법적인 사고를 부추기는 자들은 일부 사실을 확대해석하여 소비자를 현혹시키고자 하는 업체들 아닐까요?
세상만물에는 장단이 있고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은 활택제로 주로 사용되는 물질이에요. 활택제*란 약을 만들때 윤활역할을 하는데요. 윤활제가 제 기능을 해야만 약 1알에 적정량을 함유할 수 있습니다.
붕어빵 틀에 바르는 기름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기름을 좀 발라줘야 비늘과 꼬리가 온전한 모양을 유지한 채 틀에서 쏙 빠지잖아요. 안그럼 반죽이 덕지덕지 눌러붙어버리고 말아요.
오히려 스테아르산마그네슘과 같은 활택제가 첨가되지 않은 채 제조된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은 품질이 균일하지 않은 저품질 제품일 가능성도 있어요. 따라서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을 먹으면 큰일이 나는 것 처럼 주장하는 과대광고는 지양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활택제는 알약 (Tablet), 경질캡슐 (캡슐 안에 가루가 충진된 형태)의 생산 시 주로 사용되는 물질 입니다. 연질캡슐 (캡슐 안에 액상의 약이 충전된 형태)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질캡슐로 제조된 영양제를 스테아린산마그네슘 제로! 이렇게 광고하는 건 마치 '붕어가 들어가지 않은 붕어빵'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당연한 얘기를 마치 있어보이는 듯 꾸며낸다는 뜻.
2. 스테아르산마그네슘, 식약처에서도 인정한 마그네슘!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은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인데요.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윤활 목적으로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의 제조에 많이 사용됩니다. 이 역할은 주로 스테아르산이 담당합니다. 그런데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스테아르산마그네슘 중의 마그네슘이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 2020.12.7]
마그네슘은 눈떨림, 근육경련, 손저림 증상에 주로 복용하는 영양소입니다.

즉,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은 약품 제조에 사용될 땐 윤활역할, 입으로 들어가면 마그네슘 보충제, 두 가지 모두로 활용될 수 있단 뜻이죠.
(물론 의약품 첨가제로 포함되는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은 매우 소량이라 마그네슘 영양제로 기능하기는 힘들다.)
아무튼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은 죄가 없습니다.
3. 스테아르산마그네슘, 설사를 유발한다?
약학정보원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이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건 아주 잘못된 정보는 아닙니다. 다만 매우 어거지로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을 까고자 하는 의중이 엿보이는데요.
우선 마그네슘은 삼투성 하제라고 해서 똥이 수분을 많이 머금게 하여 변비약으로도 쓰이는데요. 대표적으로 마그밀정이 있죠. 마그밀정은 수산화마그네슘을 500mg 함유합니다. 변비증상에는 마그밀정을 최대 4알 (수산화마그네슘 2,000mg)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은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제조 시 얼마나 들어갈까요?

제품마다 첨가되는 비율은 상이하기 때문에 정확한 계산은 어렵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제제학'이라고 약 만들때 주로 쓰이는 표준 레시피 같은 게 있는데요. 제제학에 따르면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은 약 0.2-5% w/w 농도로 사용됩니다. 가장 흔하게는 0.5% w/w에요.
즉, 약 1알이 1g이라고 가정하면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은 5mg (0.5%) 들어간다는거죠. 변비약으로 먹는 마그밀은 수산화마그네슘 500mg 함유. 거의 100배네요. 뭉뚱그려서한 계산이지만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이 들어간 약을 100알정도는 먹어야 설사나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거에요.**
**마그밀정의 주성분은 수산화마그네슘 (MgO)이다.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은 Mg.Stearic acid. 마그네슘만 떼놓고 한 정확한 양 비교는 아니나,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이 설사를 유발하기엔 매우 소량이라는 걸 강조하고자 함이다.
서두에도 말씀드렸지만 이분법적 사고는 조금 내려놓자고요. 최신 아이폰도 주구장창 틀어놓고 보면 중독이고 몸에 해롭습니다. 뭐든지 과하면 당연히 독이 됩니다. 매우 소량 약방의 감초처럼 역할하면 순기능이 매우 큰 녀석이 어느순간 발암물질, 설사유발러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 몹시 안타깝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스테아르산 마그네슘은 죄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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